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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리 주위에서 진공 청소기 말고도 진공 포장, 진공 건조라는말을 흔히 들을 수 있어요. 알고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주위에는 진공을 이용한 것들이 많답니다. 그럼 우선 진공이 뭔지 알아 볼까요?
∴ 진공은 텅 빈 공간
한자어인 진공(眞空)은 '참 진', '빌 공'이 합해진 단어지요. 말 그대로 정말로 비어 있는 상태 또는 공간이라는 뜻이랍니다.
진공의 정도는 내부의 압력이 높고 낮음으로 표시합니다. 여러 가지압력 단위 중에서도 특히 수은 기둥을 거꾸로 세울 때 생긴
'토리첼리의진공'을 발견한 토리첼리의 이름을 따서 '토르'(Torrㆍ1 토르 = 1 mmHg =수은주 1 mm 높이가 누르는 압력의 세기)라는
단위를 많이 씁니다.
토리첼리가 발견한 것처럼 우리가 사는 일상의 기압인 1 기압은 수은주를 76 cm 높이까지 지탱할 수 있는 만큼의 압력, 즉 760
mmHg = 760 토르 정도입니다.
실제로 완전히 물질이 비어 있는 상태는 존재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1/1000 토르 이하 정도의 압력만 되어도 진공이라고
합니다. 잘 모르고 지냈지만 우리 주위엔 진공 상태에 있는 것들이 많은데,흔히 주변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전구나 TV 브라운관은
1/100∼1/10000 토르의 진공 수준이랍니다.
하지만, 물질이 희박한 우주 공간으로 나가면 바로 초고진공 상태가된답니다.
태양과 지구의 중간 근방은 1조분의 1 토르 정도의 진공 상태이고,은하계의 끝 쪽은 이보다 1000 배는 더 진공 상태라고 해요.
과학자들마다약간씩 그 계산 값이 다르지만, 어쨌든 엄청난 진공 상태이지요.
∴ 진공 상태로 빨려 들어가
자연은 고르게 평화로운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압력이 낮은 곳이 있으면 압력이 높은 곳, 즉 물질이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흘러
들어가게됩니다. 바람의 원리를 설명할 때 했던 이야기예요. 따라서 어떤 한 지점이 진공 상태라면 그 곳으로 바람이 세게 불어 들어가듯이 물건들도
같이빨려 들어가겠지요. 우주 비행사들이 진공 상태에서 견딜 수 있는 특수한우주복을 입지 않는다면 몸 안의 모든 장기와 체액이 우주 공간으로
빨려들어가 버릴 것입니다.
∴ 진공 청소기 안은 진공 상태? 그럼, 진공 청소기 안은 말 그대로 진공 상태일까요? 실제로 진공 청소기를 뜯어 보면 환풍기가 세게
돌아가서 입구로 바람을 끌어들이면서 먼지와 쓰레기를 빨아들여요. 빨아들였던 바람은 먼지 봉투를 지나 필터를통해 뒷꽁무니로 다시 뿜어 나오지요.
엄밀히 말하면 진공 청소기 내부가진공 상태라서 물건들이 빨려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송풍기가 센 바람을만들어서 바람과
함께 물건들이 빨려 들어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좀더 공부하면, 여기서도 압력의 차이에 의한 약간의 진공개념이 존재한답니다.
바람의 원리에서 배웠던 베르누이의 정리에 따르면 흐르는 유체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압력이 낮아지지요. 청소기 내부에 송풍기가
돌아서 공기의 속도가 빨라지면 그만큼 외부 공기보다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아주약한 수준의 진공 상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답니다.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나 공기를 순환시키는 펌프는 모두 이런 원리로 작동됩니다.
이제 여러분은 진공 청소기나 펌프가 정말로 안이 비어 있어서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공기를 빠르게 흘려 보내서 빨아들이는 것임을
알게됐습니다.
진공 상태는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바깥 물체를 끌어들이지만, 그반대의 것도 있어요.
블랙홀은 안이 너무 무거워서, 즉 가득 채워져서 빛조차도 자신의 밖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정말로 빈 것과 꽉 찬 것이 똑같은 셈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을 비운 사람에게 끌리지요. 인간 사회에도진공의 원리가 존재하는 셈이군요.
여러분은 마음을 비우겠습니까? 자기 욕심으로 꽉 채우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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