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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매경ECONOMY 제1178호
한참을 정신 없이 컴퓨터 작업을 하다보면
어디선가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칩이 열 받은 것이다. 사 무실 노동강도가 점점 높아져감에 따라
컴퓨터 열을 식히는 기술도 발전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풍기, 즉 ‘공냉법’이다. 생각과 달리 공냉법 도 컴퓨터 열을 내리는데 그리 부족하지 않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소음이다. 밤늦게 컴퓨터 작업을 하다보면 책상 위에서 냉각팬이 돌 아가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린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일본 히타치의 수냉 노트북이다. 부동액을 섞은 물 을
순환시켜, CPU 등에서 발생한 열을 방출시키는 식이다. 컴퓨터 본 체에 내장된 두께 15㎜의 펌프가 뿜어낸 물은 노트북 구석구석에
있 는 지름 3㎜ 알루미늄 파이프를 분당 1mL 속도로 순환한다. 그리고 액정 패널 뒤에는 자동차처럼 라디에이터가 배치된다. 냉각수를 순환
시키는 펌프의 소비전력은 냉각팬이 소비하는 전력과 거의 비슷하거 나 약간 많은 약 2W다. 수냉식은 소음을 공냉식의 30%인 약 10㏈까지
줄였다.
아직까지는 물을 그냥 순환시킬 뿐이다. 이제부터는 진짜 냉각시스템 이다. 바로 에어컨에 사용하는 냉매가 컴퓨터에 도입된 것. 냉장고,
에어컨에나 쓰는 냉매와 압축펌프를 이용해 컴퓨터 내부를 빙점 이하 까지 냉각해 버리는 초냉각 시스템들은 이미 3∼4년 전부터 개발됐었 다.
문제는 수냉식이든 냉매를 이용한 기화식이든 파이프가 터지면 큰일이라는 점이었다.
이 문제는 냉각 시스템을 컴퓨터와 분리시키는 방식을 통해 해결됐다 . 컴퓨터 밑에 일종의 얼음 매트를 깔아주는 것으로, 이 위에 노트북 을
올려놓으면 열 전도율이 높은 알루미늄 필름이 열을 흡수해 매트 속 특수물질로 전달한다.
매트 안에는 열을 빨리 흡수하고 금방 식는 성질을 가진 특수 물질이 채워져 있다. 이 매트를 이용하면 바닥 온도가 48℃ 인 노트북이 5분
안에 30℃ 이하로 냉각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모든 냉각시스템은 컴퓨터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어쨌거나 컴퓨터, 정확히 말하면 칩에서 발생한 열을 공기, 물이나 냉매가 든
파이프, 또는 패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뽑아내는 방법이다. 최근 아예 칩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는 무식하면서도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휴렛팩커드 연구소의 찬드라칸드 파텔은 잉크젯 프린터의 카트 리지를 비우고 대신 물을 채웠다. 그리고는 열을 받은 칩 위에서 카 트리지
노즐이 물을 뿜어내도록 했다. 일단 칩 위에 뿌려진 물은 금 방 기화해 다시 카트리지로 돌아가게 된다. 이번 실험을 통해 컴퓨터 각 부품을
식히는데 필요한 물의 양이 서로 다르다는 것으로 나타났 다. 잉크젯 카트리지에는 512개의 노즐이 있는데 이를 조절함으로써 뿌려주는 물의 양을
다르게 할 수 있었다.
샤워식 냉방법은 전기가 흐르는 중요 부품이 물에 젖어 작동하지 않 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칩의 배선이나 컴퓨터 케이스를 방수 처리해 야하는
불편이 있기는 하지만, 실험 결과 냉각효과는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물 대신 다른 용액을 이용하면 칩을 방수 처리하지 않 아도 된다.
파텔이 제안한 플루오르화탄소용액은 그 자체가 절연성 물질이어서 칩에 바로 뿌려도 별다른 이상을 초래하지 않기 때문이다 . 물론 이 용액이 오존층
파괴물질이며 물보다 칩 냉각효과가 떨어진 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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